깨우고 꺼내줄 수 없어
떠가는 석관을 배경 삼아
사람들이 무리 지어 몰려와
천 년의 상흔을 확인하듯
기웃거리며 들여다보고 가도
서천에 무심한 낮달같이
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
겹겹의 무량한 세월 품고
두둥실 가벼이 떠 가는
애써 짊어지고 온 짐 부려놓고
잘 마른 장작개비처럼
죽음도 가벼워지는 것일까
길 잘 못 든 가랑잎처럼 내려앉아
한 천 년쯤 바스락대다가
여느 봄날처럼 깨어나고 싶네
겹겹의 세월과 상흔 사이, 무심한 절집에서 맞이하는 깨어남의 시